파란곳간: 새로운 생을 시작한 건축물

부안군 계화면


파란곳간: 새로운 생을 시작한 건축물

계화면의 평화로운 들판에 자리잡은 파란곳간은 과거를 향한 진심 어린 애정과 미래를 바라보는 대담한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한 농부가 쌀을 말리고 농기계를 보관하기 위해 손수 지은 허름한 창고 건물 두 동이 카페와 숙박 시설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조병수 건축가와 농부였던 아버지의 손길과 흔적을 이어받은 세 자녀가 함께 완성한 이 공간은 기억과 창의성, 그리고 재생의 가치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이 곳간은 농부의 고된 노동과 삼 남매의 어린 시절 추억을 조용히 간직한 채 그 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 조병수 건축가는 철거를 제안한 다른 건축가들과는 달리 곳간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과거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재생 건축을 구상했고, 지나온 시간을 기리는 동시에 다가올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장소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파란곳간은 오랜 세월을 견뎌온 건물을 보존하는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들이 자연과 전통적인 농업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삼 남매는 간결함과 담백함을 추구했던 아버지의 취향과 아버지가 좋아한 파란색에서 영감을 받아 이 프로젝트를 "파란곳간"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파란곳간 곳곳에 앞서 언급한 가치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필요한 부분을 변경함으로써 소박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언덕 위, 그리고 정원에서 씨앗이 발아하여 쌀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묵묵히 경작을 이어간 아버지의 일터였던 논의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실내와 실외 디자인 모두 시간이 지나도 변치않는 편안함의 가치를 이어갑니다. 숙박 공간의 야외에는 손님들이 편안하게 앉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Between Lines 데크 체어와 스툴이 갖추어져 있으며, 실내 카페 공간에는 투명하게 래커 처리한 우드 소재의 Vico Duo™ 및 Series 7™ 체어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야외 공간 곳곳에 자리잡은 프리츠한센의 아웃도어 티크 가구는 평화로운 농경지의 풍경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김서연 대표는 프리츠한센 가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실용성과 우아한 곡선에 매료되었습니다. 다소 모순적인 표현일 수도 있지만 프리츠한센 가구는 클래식하면서도 동시에 모던합니다.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한결같은 그런 공간이 되고 싶은데 같은 맥락으로 프리츠한센 가구가 파란곳간과 어울린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김서연 대표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이곳에 아버지의 흔적을 그대로 남기고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파란곳간을 방문하신 모든 분들이 지난 날의 향수를 떠올리고 행복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파란곳간은 다목적 공간으로써 물려받은 유산의 전통을 유지하는 동시에 점차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방문객들은 대지와 그 위에 쓰여진 역사, 그리고 불완전함이 주는 고요한 아름다움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파란곳간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새로운 생애를 시작한 오래된 건축물과 건축물이 자리한 지역사회, 간결함에 깃든 무한한 가치를 기념하는 공간입니다.